“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.
 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”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[마크 트웨인]

"은행은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지들을 신뢰하게 만들었어"
그리고 "Hot-Hand Fallacy (뜨거운 손 오류)"라는 용어가 대사 중에 잠시 스치고 지나간다

어떻게 보면 영화 빅 쇼트는 이 뜨거운 손 오류를 냉철하게 읽은 4명의 괴짜 천재들의
생각의 흐름과 미국 경제의 흐름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설명한 영화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

"Hot-Hand Fallacy (뜨거운 손 오류)"는 "사건 A가 많이 일어났으니 다음번에는 사건 B가 일어날 거야."라고
추측하는 도박사의 오류(Gambler’s Fallacy)와 반대로, "사건 A가 많이 일어났으니 다음 번에도 사건 A겠지."라고
판단하는 오류를 뜻한다.

뜨거운 손(hot-hand)은 행운의 연속이라는 관용적인 표현으로, 미국 농구에서 쓰는 말이다.
농구 경기 중 선수들은 슛을 연달아 성공시킨 선수, 즉 뜨거운 손에게 집중적으로 패스하는 경향이 있으며
물론 뜨거운 손은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라서 패스를 많이 받는다는 게 선수나 감독의 주장이지만,
관련 학자들은 이 또한 우연히 일어난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오류일 뿐이라고 설명한다.

실제 통계 자료에서도 선수들이 평균 이상으로 많은 슛을 성공시킨 시기는 없었고,
자유투 실험에서도 첫 번째 슛이 두 번째 슛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.
즉, 뜨거운 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.

2005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은 이 뜨거운 손을 자처하고 주택담보 모기지 프로그램을
판매하기 시작하였다. 대출관련 기본적인 확인도 없이...그리고 여기에 신용등급을 조작하는 기관까지...

20조의 판돈, 세계 경제를 걸고 은행을 상대로 한 도박으로 월스트리트를 물 먹인
4명의 괴짜 천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.

영화가 선사하는 믿을 수 없는 스토리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적 완성도에
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과 노미네이트가 이어졌다.

빅 쇼트 (THE BIG SHORT)는 크리스찬 베일, 스티브 카렐, 라이언 고슬링, 브래드 피트 등 이름만으로도
쟁쟁한 할리우드 톱배우들의 연기 속에 10년 전의 미국 경제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.

이들 4명은 은행과 반대로 배팅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긴 괴짜 천재 캐릭터 역할을 맡아
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.

그리고, 어려운 경제 용어가 넘쳐나는 영화 속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, 자산담보부증권(CDO) 등
어렵게 만들어 경제 전문가들이나 신나게 읊던 전문용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
영화 한편은 또 다른 한편의 실용 경제책을 읽고 나온 느낌이다